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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답장이 왔다,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내용은 이러하다. 충남 서산 부석고 여름방학 방과후수업으로 진행된 독서토론캠프에서 학생들이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오연호 지음, 아래 작가)를 읽고 문재인 대통령께 손편지와 함께 책을 보냈다는 것.

한 달 후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 하나하나가 자신의 진면목을 찾고, 세상과 굳게 악수하는 힘이 된다'는 내용이 담긴 문제인 대통령의 답장이 온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교육과 사회에 대해 토론하고, 대통령께 추천하고 싶었던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는 어떤 책일까? 
  
덴마크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와 우리 교육이 나가야 할 바를 고민한 작가는 말한다.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를 우리나라에서 만들면 된다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자고.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카페에서 열린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독후감 대회 시상식에서 덴마크의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카페에서 열린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독후감 대회 시상식에서 덴마크의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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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바라본 덴마크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자율성, 스스로 선택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는 사회에서는 가야 할 길, 가도 괜찮은 길이 다양하기에 유별난 사람들조차도 외톨이가 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함께 행복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편하려면 우리가 편해야 하고, 내가 행복하려면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려면 우리를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문화가 되어야 우리 모두의 끝없는 불안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역시 다양한 길이 인정될 때 가능하다. 선택지가 다양하면 경쟁할 필요가 없어지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상위 10%만을 성공이라 인정하는 우리 사회에서 내 인생도 아닌, 내 아이의 인생을 걸고 모험을 하기란 쉽지 않다. 과연 사회가 안정되어야만 아이들을 자유롭게 놓아줄 수 있는 걸까? 덴마크를 보면 어렴풋이 답이 보인다.

1851년 최초로 에프터스콜레가 생기고 79년이 지나서야 정부에서 운영비를 지원해주는 법이 제정되었단다. 아래로부터 충분히 뿌리를 내린 후 법적 지원이 이루어졌다면 누군가는 먼저 용기 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 역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책 표지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책 표지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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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를 통해 덴마크 교육을 가까이 느끼며 처음에는 설렜지만 다 읽은 후에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무엇을 바꾸고, 무엇이 변해야 한다는 것일까? 내가 읽어낸 해답은 부모가 먼저 자신의 머리에 각인된 성공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관점을 바꿔야 한다.

다양한 길을 인정해주는 사회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서 아이에게 부담을 주며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님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열심히 하는 아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 역시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습득한 결과가 아닐까. 아이들의 진심은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또한 기성세대 역시 행복하지 않을지 모른다.

책을 덮고 생각 끝에 결심한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겠다. 내 삶을 내가 이끌어가는 행복을 맛보며 내가 먼저 스스로 행복해야겠다. 성공의 기준도, 행복의 기준도 바꿔야겠다. 큰 돈을 벌지 않아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내가 먼저 보여줘야겠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줄 서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부모인 내가 먼저 행복해야겠다.

작가는 덴마크의 대표적 교육과정인 에프터 스콜레를 소개하며 '쉬었다 가도 괜찮아, 다른 길로 가도 괜찮아,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모토를 이야기한다. 몇 번을 읽어도 마음이 찌릿하다. 나의 삶은 그러했는지, 내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내 학창시절을 되짚어보면 다른 건 모르겠지만 쉬어가고 싶을 때가 있었다. 나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아이에게 '쉬었다 가도 괜찮아,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른 길이 있을 거야'라고 말해줄 용기가 생긴다. 그리고 아이가 다른 길을 찾아낸다면 함께 지켜봐주고, 손잡아 줄 나를 그려본다.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 현실에서도 우리는 힘을 내야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그것을 원하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부모도 함께 가야 하리라. 입시 경쟁으로 무기력했던 아이들이 옆을 돌아보고 함께 손잡고 가기를 원하는데 부모인 우리가 너를 위한 거라며 핑계 댈 수 없다. 우리가 아이들을 믿고 힘을 주어야한다.

꼭 에프터스콜레와 같은 대안학교만이 답은 아니다. 학습뿐 아니라 예체능까지 부모의 판단으로 배울 것을 결정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여유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가 즐거운 일을 선택하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풍토가 되어야한다.

단지 남들 다 하니 나도 해야 한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의미 없는 시간들을 보내기보다 스스로 의미 있는 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주는 건 어떨까. 아이들은 어쩌면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을 버리고 스스로의 성공과 행복을 찾아갈 것이다.

현재 나는 초등학교 학부모다. 나처럼 지방에서 사는 경우, 깨어 있는 부모는 아이들에게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말하며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지만 그것 역시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한 것이다. 

내 아이가 자랄 세상 역시 내가 자랐던 세상과는 다를 바 없으리라는 불안감은 시간이 갈수록 현실이 되어 간다. 수직 관계였던 교사와 학생 사이는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입시를 목표로 두고 경쟁하는 것은 형태만 달리할 뿐 여전하다. 걱정스러운 엄마들의 수다는 이민밖에 답이 없다고 끝나곤 한다.

그럼에도 나는 책꽂이에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를 꽂아두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큰아이와 함께 갈 성장의 시간이 이제 시작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가 열릴 때 책장을 넘기며 지금 이 마음을 잃지 않아야겠다. 나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겠지만 곧 복직할 주변의 어른들에게도 전하려 애써야겠다. 어쩌면 이 책을 선물해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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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배우고 싶은 두 아이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