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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0월 말, OOO 쇼핑몰인 OO 마트에서 보물찾기 이벤트 문자를 받았다. 이벤트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에 두 번 쇼핑몰에서 100원짜리 상품을 게시하면 이를 재빨리 찾아서 주문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오후 2시가 되자 20분 동안 100원짜리 상품을 찾아 전체 제품 카테고리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해당 상품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미 다른 참여자가 주문했다는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운영자에게 전화했더니 잘 찾아보라고 했다. 10분 후 없던 이벤트 상품이 나타났다 몇 초 만에 사라져버렸다. 전화로 항의를 했더니 시스템 오류로 30분 늦게 제품을 등록했고, 순식간에 누군가가 주문해 갔다고 했다. 

속상한 마음에 상품문의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렸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이해할만한 답변은 받지는 못했다. 심지어 항의 글과 답변 글이 사전 통보도 없이 비밀글로 전환되어 있었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무엇을 그리 숨기고 싶었을까. 나는 상급기관인 도청 담당자에게 질의했고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100원 이벤트 오류에 대한 00도청 담당자의 해명글
 100원 이벤트 오류에 대한 00도청 담당자의 해명글
ⓒ 박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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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담당자는 우선 10월 29일 최초 오류를 발견했지만, 이틀 동안이나 방치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들은 시스템 오류에 대한 사과 없이 당첨자 발표로 사태를 묻었다. 

항의 글을 비밀글로 강제 전환한 것에 대해선 직원들 교육의 부족과 게시판 운영정책이 사실상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객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헤아리려는 노력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항의글 비밀글 강제전환에 대한 00도청 담당자의 해명글
 항의글 비밀글 강제전환에 대한 00도청 담당자의 해명글
ⓒ 박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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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쇼핑몰 운영자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심지어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씁쓸하다.

#2
지난 10월 OO도 쇼핑몰에서 단감 10kg을 주문했다. 초기 출하분치고는 비교적 저렴해서 빨리 맛보고 싶은 생각에 샀다. 그러나 상자를 여는 순간 큰 문제가 일어났음을 알았다. 절반이 파랗게 질려있었고, 대과라는 상세페이지 내용과는 달리 크기도 들쭉날쭉했다. 가족에게 외면당한 단감을 혼자 처리하다 속이 상해 쇼핑몰에 전화를 걸었다. 해당 농가와 통화해보고 연락을 주겠다는 쇼핑몰 측은 2주가 넘어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나서야 해당 농가에서 연락이 왔다. 한 상자를 더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최근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쇼핑몰 위탁 운영의 진행 부서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바 있다. 5년 전에는 모 기초지자체 농특산물 쇼핑몰을 위탁받아서 운영해 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같은 값이면 될 수 있는 대로 지자체 쇼핑몰에서 구매하려고 한다. 물론 필요한 상품이 요일별 특가제품에 포함되어 있다면 약간의 이벤트 사냥도 한다.

나는 위에서 언급한 사례 이외 올 하반기에 유난히 많은 '사고'를 접했다. 선별이 제대로 안 되어 주문 등급과 다른 크기의 고구마, 부족한 무게를 소금물로 채운 절임 배추, 나뭇가지에 낙엽까지 몽땅 쓸어 담은 오미자 등은 지자체 쇼핑몰 주문을 두려워지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이미 모바일 기반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지자체 쇼핑몰은 여전히 홈페이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자체가 개설한 농특산물 쇼핑몰의 정확한 매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자체 쇼핑몰 매출액보다 경쟁력 있는 특정 제품의 외부몰 판매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하면 지자체 예산으로 가격을 보조하는 방식의 밀어내기식 이벤트가 아니면 사실상 경쟁력이 없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지자체에서는 참가 농가들의 민원을 생각해 운영하고, 위탁기관은 쇼핑몰 운영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 이를 위탁받은 전문업체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참여농가도 지자체 쇼핑몰에 입점한다고 해서 많은 매출이 발생하리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예산을 심의하는 지방의회 의원들도 예산 투입량 대비 매출액에 대해 지적만 할 뿐 뚜렷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사업 담당자는 농가별 매출액을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해당 쇼핑몰이 다수의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일부 비난과 업무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농가 스스로 직거래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e-비즈니스 관련 다양한 교육사업을 연계하거나 포장디자인 개선, 물류비 및 물류 상자 지원, 물류센터 운영, 소비자 직거래 행사 지원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딱 한 가지 부탁하고 싶다. 위탁을 의뢰한 공무원, 판매를 의뢰한 농업인, 농산물을 사는 소비자 모두에게 '을'이고 약자지만, 힘들더라도 고객의 처지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특산물 쇼핑몰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업무 총괄을 비롯해 MD, 상품개발 및 농가 관리전담자,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C/S요원 등 6~7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상주해야 한다. 많은 예산이 소요됨에도 농업인들의 체감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더 늦게 전에 농업인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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