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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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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파란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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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세 아이가 심은 씨앗은

<안의 씨앗>
 왕자오자오 글
 황리 그림
 황선영 옮김
 하늘파란상상
 2010.5.28.


아이들은 씨앗을 무척 좋아합니다. 쌀알도 참 좋아하고 콩알도 매우 좋아하지요. 숲에 들어가서 도토리라도 주울라치면 주머니가 터지도록 도토리를 모읍니다. 아이들은 씨앗을 왜 이리 좋아할까요? 아이들은 마음에 씨앗이란 아주 깊고 너르며 따스한 숨결이라는 이야기가 새긴 채 태어났을까요?

<안의 씨앗>을 읽으면 세 아이가 나옵니다. 아마 어릴 적부터 절에 들어가서 마음닦기를 하는 아이들 같은데, 세 아이는 스승한테서 씨앗을 한 톨씩 받아요. 스승은 이 씨앗을 세 아이가 저희 나름대로 키우라고 얘기합니다.

한 아이는 책을 살펴서 심어 키우려 하고, 다른 아이는 값진 꽃그릇을 마련해서 키우려 합니다. 마지막 아이는 절살림을 돕느라 부산해서 책을 들출 겨를도 값진 꽃그릇을 쳐다볼 틈도 없습니다. 갖은 절살림을 돕고서야 비로소, 또 절에서 하는 마음닦기까지 얼추 마치고서야 가까스로 못가에 씨앗을 심어요.

자, 세 아이가 심은 씨앗은 싹이 틀까요? 싹이 튼다면 어느 아이가 심은 씨앗에서 줄기가 오르고 꽃이 필까요? 흙에 안긴 씨앗 한 톨은 풀꽃도 나무도 됩니다. 마음에 스미는 씨앗 한 톨은 꿈도 사랑도 됩니다. 손에 얹는 꽃씨처럼, 혀에 얹는 말씨 하나도 우리 모두를 살찌우는 고운 숨결이 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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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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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즐거운 밥살림을 아이들한테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
 김숙년 이야기
 김익선 글
 김효순 그림
 장영
 2013.11.28.


우리는 먼먼 옛날부터 삶을 삶으로 물려주었습니다. 따로 종이꾸러미에 글을 적지 않고도 삶을 고스란히 물려주었어요. 집짓기랑 밥짓기랑 옷짓기를 언제나 삶으로 누리면서 한결같이 삶으로 남겼습니다.

어른은 아이 곁에서 삶을 짓고, 아이는 어른 곁에서 삶을 지켜봅니다. 하루하루 한 해 두 해 흐르는 동안 모든 아이는 모든 어버이한테서 삶을 새로 짓는 즐거운 살림을 익힙니다.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은 예부터 어른이 아이한테 물려주던 삶이나 살림 가운데 밥짓기 몇 가지를 다룹니다. 할머니가 아이들한테 남기고 싶은 밥살림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 이야기를 그림으로 찬찬히 옮깁니다.

어릴 적부터 어버이 곁에서 밥살림을 익힌 어린이라면 이 그림책을 넘기면서 떡이며 김치이며 솜씨있게 배울 만하지 싶습니다. 밥짓기가 서툴거나 아직 밥을 지어 본 적이 없는 어린이라면 이 그림책에 흐르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볼 테고요.

훌륭하게 들려주는 말이라 하더라도 하루이틀 들려주기만 해서는 못 익혀요. 꼼꼼하게 여민 글이라 해도 한두 벌 읽어서는 모릅니다. 할머니가 물려주는 밥살림이 있으면, 할아버지가 물려줄 밥살림은 무엇이 있을까요? 슬기로운 어른들이 이야기랑 노래랑 글로 즐겁게 웃으며 살림을 물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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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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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씨앗

<바다와 하늘이 만나다>
 테리 펜·에릭 펜 글·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7.28.


바다로 마실을 가서 바닷물에 안기면 우리 몸은 바닷물하고 같은가 싶곤 합니다. 숲에 깃들어 눈을 감고 팔을 벌려 바람을 마시면 우리 몸은 하늘하고 같나 싶곤 해요.

우리는 바다하고 하늘이라고 하는 숨결을 한몸에 담았을 수 있습니다. 바다랑 하늘이 우리 몸에서 만나며 우리는 저마다 다르고 새로운 빛인 넋으로 살아갈는지 모릅니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다>는 아이가 듣는 이야기에서 꿈이 자라나는 하루를 찬찬히 보여줍니다. 우리는 아이한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주나요? 우리 아이들은 우리한테서 어떤 꿈하고 사랑을 이야기밥으로 받아먹을까요?

바다랑 하늘이 만나는 이야기를 아이가 듣는 하루일까요? 교과서에 적힌 사회 지식이나 시사 상식에 아이를 가두는 하루는 아닌가요?

나비하고 꽃이 만납니다. 흙하고 씨앗이 만납니다. 손하고 발이 만납니다. 너랑 내가 만납니다. 돌하고 물이 만납니다. 풀하고 벌레가 만납니다. 노래하고 춤이 만납니다. 우리랑 뭇별이 만납니다.

하나만 한켠에 있을 적에는 아직 빛나지 않습니다. 둘이 서로 다른 쪽에 있다가 가만히 다가서서 만나 새로운 둘이자 하나로 어우러지는 곳에서 기쁘게 샘솟는 말 한 마디가 피어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 누리집(blog.naver.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


안의 씨앗

왕자오자오 지음, 황선영 옮김, 황리 그림, 하늘파란상상(2010)


바다와 하늘이 만나다

테리 펜.에릭 펜 지음, 이순영 옮김, 북극곰(2018)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

김익선 글, 김효순 그림, 김숙년 이야기 할머니, 장영(황제펭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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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사전을 새로 쓴다.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