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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주노동 현장 이슈를 통해 차별이 정당하지 않음과 외국인력 제도 운용상의 문제점들을 살펴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기자 말]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8년 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30만 명이 넘는다. 체류 자격별로는 재외동포(F-4) 및 기타체류자격 외국국적동포가 약 88만 명이고, 이어 외국인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비전문취업자 28만 명, 그 뒤를 전문인력과 선원취업자 등이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 미등록체류자 35만 명, 91년 이후 19만 명에 이르는 누적 귀화자, 16만 명이 넘는 외국인유학생과 국적을 갖지 않은 결혼이민자와 난민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에서 취업등록을 하든 안 하든 간에 경제활동을 하는 이주노동자로 살고 있는 이주민 인구는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국내 체류 외국인 대부분은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이주노동자이거나 앞으로 노동 현장에 뛰어들 사람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국내 전체 인구의 4%가 넘는 체류 외국인을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을 제공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로 따지면 7%가 넘는다. 이는 이주노동자가 국내 경제 활동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제는 외국인력 정책을 단순히 내국인을 대체하는 산업예비군적 성격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노동 현장은 내국인 기피업종으로 고령화되었거나 고위험군 산업현장이다. 여전히 대체재를 찾듯 이주노동자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이주노동자들은 기본적인 의료혜택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심각한 건강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어디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건강보험)은 이주노동자도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직장가입자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 조항은 건강보험 사업장 '가입자격'에 관한 규정일 뿐, 강제 규정으로 보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법 제7조(사업장의 신고)에 따르면 "사업장의 사용자는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지 14일 이내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험자에게 신고해야 한다." 만일 이를 어길 경우, 동법 제119조(과태료)에 따라 사용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비록 과태료 조항이 있긴 하나, 형벌로서의 벌금형은 아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들 상당수가 건강보험 가입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농업 분야 같은 경우는 개인인 경우 사업자등록증 사본이 아닌 '영농규모 증명서 사본'만 있어도 고용허가서 발급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과태료 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어 이를 강제할 수단이 전혀 없다. 

결국 이주노동자들은 직장의료보험 가입 대상이지만, 고용주가 가입하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 가입은 오로지 개인 몫이 되고 만다. 지역가입자가 될 경우 전년도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보험료를 기준으로 납부하기 때문에 개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은 지역의료보험 가입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큰 질병이 발생하면 지역의료보험이라도 가입하고자 하지만, 외국인 등록일부터 소급하여 미납 보험료를 선납해야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은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가령, 몸에 한기가 있거나 근육통이 있을 때 온몸에 붉은 핏줄이 드러날 때까지 동전으로 피부를 긁는 모습은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두통에는 일명 '호랑이 연고'라고 하는 소염진통제를 인중에 바르고, 속 쓰림에는 녹차가루를 뿌린 찻물과 콩물, 미숫가루 등을 마시는 것도 이주노동자들이 선호하는 민간요법들이다.

동전으로 피부를 긁는 일이 한국 사람들이 체했을 때 손가락 끝을 따는 사혈과 비슷한 이치라고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의약품 처방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그런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당뇨나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나 식습관 등의 문제로 위염 등의 소화기 관련 질병에 취약한 이주노동자들 또한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있다면 민간요법에 기댈 이유가 없다. 
 
동전 긁기 감기에 걸렸을 때 동전으로 피부를 긁는 민간요법으로 목에 붉은 줄이 생긴 이주노동자
▲ 동전 긁기 감기에 걸렸을 때 동전으로 피부를 긁는 민간요법으로 목에 붉은 줄이 생긴 이주노동자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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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①] '성실근로자'여도 건강보험은 없어요

버섯 농장에서 일하던 소킴은 성실근로자로 재입국한 지 1년 8개월이 지났다. 설 연휴에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 응급실에 가야 했다. 혈액과 엑스레이, CT촬영 등을 통해 폐에 4cm 정도 염증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생활 7년째인 소킴은 악성 종양 여부와 관계없이 병원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건강보험 가입 이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례 ②] 화상에도 병원 문턱은 높기만

입국 3년째인 말리는 근로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대신 사업장 이동을 허락받았다. 시설재배 채소업체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사장은 더 젊은 이주노동자를 원했다고 했다. 체류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겠다는 업체를 찾기 쉽지 않았다.

구직 스트레스로 생각이 많았던 말리는 이주노동자쉼터에서 샤워 중에 뜨거운 물을 다리에 끼얹어 2도 화상을 입었다. 병원에서는 한 달이나 한 달 보름 정도 연고를 바르며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실직 중에 생긴 화상치료를 위해 계속 병원 갈 엄두를 못 낸다.
 
화상 입은 말리 2도 화상을 입고 치료비를 걱정하는 말리
▲ 화상 입은 말리 2도 화상을 입고 치료비를 걱정하는 말리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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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③] 팔뚝에 철심 박아도 '산재'는 아니래요

한국에 온 지 4년째인 히엥은 3년을 같은 농장에서 일하고 1년 10개월 연장 근로계약을 했다. 원래 배정받은 농장은 유명 농업법인이었지만, 실제 근무는 근로계약서와 다른 곳이었다. 체류 자격은 합법이었지만 어디서 단속이 왔다 하면 창고 등에 숨어 있어야 했다.

지난해에는 농장에서 일하다 팔뚝에 철심을 박아야 할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다. 수술비는 회사에서 냈지만, 휴업급여는 없었다. 5인 이상 법인회사로 산재처리가 당연했지만, 회사에서는 농업은 산재보험 강제적용 사업장이 아니라며 산재 처리를 하지 않았다. 근로계약 연장을 원했던 히엥은 세 번의 수술을 받는 동안 휴가를 얻기 위해 사측 눈치를 봐야 했다. 

아픈 건 그들 잘못이 아니다

위 사례들처럼 고용허가제는 직장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조항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강제조항이 아니다. 특별히 농업분야 상당수는 사업장 등록도 하지 않아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불이익도 없어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들, 특별히 영농규모 증명으로 농업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용자들은 건강보험료를 부담할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하지 않고 있다. 또한 산재보험 가입 대상 업체라 할지라도 산재를 은폐하려 하고, 치료 목적으로 휴가를 받으려 해도 눈치를 주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이주노동자 건강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다.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주거시설, 작업장에 일상화된 폭언과 폭력과 언어 소통과 향수병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육체와 정신건강 모두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저임금 초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가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만일 체류자격이 없을 경우는 더 심각한 차별에 노출되기도 한다.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이주노동자 숙소 컨테이너를 기숙사로 이용하는 이주노동자 숙소
▲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이주노동자 숙소 컨테이너를 기숙사로 이용하는 이주노동자 숙소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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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외국인 고용허가를 할 때, 국민건강보험법이 요구하는 사업자등록증 제시를 의무화해야 하고, 직장건강보험 가입 이력이 없을 경우 이주노동자 고용을 제한하는 식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산재법에 따른 최소한의 요양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주노동자 고용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상설화되어야 한다.

'2019년 이주노동 현장 이슈③'에서는 "촛불정부라면 바꿔야 한다! 기한이 아닌 출국을 전제로 이주노동자 퇴직금 지급이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퇴직금 차별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관련기사]
[2019년 이주노동 현장 이슈 ①] 이완영 의원님, 차별은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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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