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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전 청장, '댓글공작' 소환조사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특별수사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조현오 전 청장, "댓글공작" 소환조사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해 9월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특별수사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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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이 고 장자연씨 사망 사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검경수사권 조정 등 현안과 관련해 조직적인 댓글 활동을 지시한 것으로 법정에서 드러났다. 이러한 활동에는 조 전 청장이 취임 후 만든 직속 조직도 동원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28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 심리로 열린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댓글사건' 공판에서 조 전 청장이 장자연 사건 등 주요 사안에 조직적 여론개입을 지시했다며 경찰 내부 문건을 제시했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시절 이명박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정보국 경찰관 등을 동원해 사이버 여론대응활동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조 전 청장 지시로 경찰이 법제사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 홈페이지에 수사권 조정 관련 여론전을 벌인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단독] 2011년 경찰의 조직적 여론전... 의원 40명 홈피 '도배').

이날 검찰이 공개한 것은 2011년 경찰청 대변인실이 작성한 <지방청별 경찰 관련 온라인 이슈 모니터링 계획>이란 문건이다. 여기에는 "지방청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실시, 주요 이슈 발생 시 매일 오후 3시에 전자우편 보고, 홈페이지 움직임과 각 포털 메인 등 민감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의도적으로 가공되는 사안" 등이 담겨 있다. 또 "주요 온라인 이슈 적절 대응 및 누락 시 추후 성과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경찰 옹호하고 장자연씨 깎아내리는 댓글 달아

28일 공판에는 당시 경찰청 대변인실 소속으로 공식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관리하고 온라인 모니터링 대응 업무를 담당한 원아무개씨가 증인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는 <지방청별 경찰 관련 온라인 이슈 모니터링 계획> 작성자는 아니지만 당시 상황을 기록한 '교양수부(업무일지)'를 썼다. 검찰이 제시한 이 업무일지에는 조현오 전 청장 등 경찰 지휘부가 장자연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원씨의 업무일지 중 2011년 3월 부분에는 "장자연 사건 관련. 수사 결과가 발표되어도 국민의 'needs(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또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 조짐 有→전혀 대응 X, 수사 잘못 없지만 전혀 대응 못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당시는 2009년 숨진 장씨 사건에 대한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경찰의 부실 수사 비판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검찰은 "'국민의 needs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은 (조현오) 청장님 말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경찰이 관련 기사에 자신들을 옹호하고, 장씨 측을 깎아내리는 내용으로 단 댓글을 공개했다. 아래는 범죄일람표에 나오는 사례 중 일부다.

"장자연 관련 언론보도는 너무 원색적입니다.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지 언론에 모두 공개해 여론재판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 중이니 지켜봅시다. 카더라 식의 보도가 진실은 아니니까요."

"경찰에서 수사한다고 하니 믿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과거 경찰에 대해 신뢰하지 않았으나 가족 중에 누명을 쓰고 어려움을 겪다가 한 형사님의 열정적인 수사로 벗어난 경험이 있습니다. 대다수 경찰들이 정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자연씨 사건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하니 일방적 비난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보자의 신빙성이 너무 떨어진다. 작년에 이미 찌라시에 나왔던 이야기에 불과하다. 일단 경찰 재수사가 시작됐으니 지켜보는 게 나을 듯."


검찰은 원씨의 업무일지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조 전 청장이 취임 후 직접 만든 경찰청 기본과 원칙 구현 추진단(기원단) 역시 여론조작에 가담했다고 본다. 장씨 관련 내용이 적힌 일지에는 정보국, 수사국, 형사과, 수사과장, 경비, 홍보 등의 내용과 함께 기원단 인물도 적혀 있었다.

원씨는 "기원단은 (조 전 청장) 직속 TF로 청장의 철학에 따라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하고 있지 않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공식) 문서에는 어떻게 적혀 있는지 모르지만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그렇게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여진씨 형사처벌' 온라인 투표에 찬성표 던지기도
 
 부산역 광장 맞은편 인도에서 희망버스 집회를 마친 '5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8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BIFF광장에 모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해결과 비정규직 철폐,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역 광장 맞은편 인도에서 희망버스 집회를 마친 "5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8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BIFF광장에 모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해결과 비정규직 철폐,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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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진중공업 대량해고에 반대하는 '희망버스' 시위 때, 대변인실이 여러 차례 작성한 '온라인 대응보고' 문건이 조 전 청장에게 보고됐다는 것도 드러났다. 원씨는 법정에서 "한진중공업 사안은 큰 사안이라 청장에게 (문건이)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말고도 희망버스 등 이슈에 대응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배우 김여진씨 형사처벌에 대한 포털사이트 온라인 여론투표에 찬성표를 던지고, 희망버스를 비난하는 기사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또 다음아고라 청원에서 희망버스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 아닌 일방적 욕설이 담긴 트윗 및 댓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원씨는 "최초에는 물대포 및 최루액 사용, 경찰의 과한 폭력 등 허위사실에 대응하는 취지였다"라면서도 "그런데 (희망버스 시위가 진행된 곳을 관할한) 부산(지방경찰청)청에서 갑자기 홍보팀을 늘리고 저도 쓰긴 했지만 정치적 트윗·댓글이 분명 있었던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 대해 대변인실에서 부산청의 액션이 과하다는 인식을 가졌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작성한 2011년 10월 9일자 희망버스 5차시위 온라인대응 보고서를 보면 '공식대응'과 '비공식대응'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라고 밝혔다. 공식대응은 왜곡정보로 인해 경찰 비난 여론이 형성될 경우 경찰 공식 SNS를 통해, 비공식대응은 여론반전이 필요할 때 경찰관 개인 SNS를 통해 이뤄졌다.

"국회의원 지역구인 강원청이 더 나서 달라"

대변인실은 검경수사권 여론 조성을 위해 국회의원 지역구에 있는 지방청에서 더 나서달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대변인실은 2011년 부산지방경찰청에 '긴급사항' 쪽지를 보내 당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송훈석 의원(무소속)의 지역구였던 강원지방경찰청에 '검사 출신 친정 감싸기' 등의 내용을 의원 홈페이지에 게재하라고 지시했다.

"지금 쓰는 내용은 절대 외부 보안을 지켜주시고요. 충남청, 충북청에서는 벌써 좋은 글들을 송훈석 국회의원에게 글을 올리더라고요. 역시 멋져요. 의원 홈피 의견 개진 건수에 대해 내일까지 정보 쪽에서 청장님께 보고할 예정입니다. 내일까지 지방청당 3건씩 올려주세요. 강원은 송훈석 의원 지역구인데 강원청이 더 나서서 해주셔야 하는 건 아닌지."

원씨는 이러한 활동을 벌이며 경찰 신분을 밝히란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는 "의원 홈페이지에 글을 작성할 때 경찰 신분을 밝히라는 지시를 받았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전해 듣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제시한 원씨의 2011년 6월 작성한 교양수부에도 "경찰이 공개적으로 하기 힘든 것들은 비공식적으로 하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후에 이뤄진 반대신문에서 조 전 청장 쪽은 여론조작이 아니라 허위사실에 공식 대응을 지시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원씨는 조 전 청장의 지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위치였다고 지적했다.

원씨도 자신이 경찰청장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그의 지시를 직접 받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업무체계를 볼 때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 온라인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씨는 당시 매주 월수금 오전 8시 30분마다 조 전 청장이 주최하는 회의가 열린 뒤 직급별 회의를 거쳐 지시사항이 전달됐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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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