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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장애인·언론·인권 단체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난 4일 강원도 산불 재난 방송에서 수어 통역과 화면 해설 등이 제공 안 돼 차별 받았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장애인·언론·인권 단체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난 4일 강원도 산불 재난 방송에서 수어 통역과 화면 해설 등이 제공 안 돼 차별 받았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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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재난 방송을 보던 4일 밤, 가슴이 타들어 갔습니다. TV에서 산불 소식이 나오는데 수어 통역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청각장애인인 임영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아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 속초 일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에 두 번 놀랐다고 한다. 산불 자체도 큰 충격이었지만 KBS를 비롯해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어느 곳에서도 수어 통역이나 화면 해설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 활동가는 "만일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난다면 정보가 부족해 안전한 대피를 못했을 것"이라면서 "정확한 정보를 인지 못해 처참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몸서리쳐진다"고 털어놨다.

"수어통역 빠진 재난방송, 시청자 차별"

장애벽허물기를 비롯해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장애인·언론·인권시민단체들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강원도 산불 재난 방송에서 수어통역과 화면해설 등이 제공되지 않아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인권위에 제출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쯤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이 속초 등 강한 바람을 타고 주변 지역으로 번져 30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 큰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 국가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저마다 발 빠르게 재난 보도에 나섰지만, 이날 청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과 화면해설 방송을 내보낸 방송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KBS 재난특보의 수어 통역은 5일 오전부터 제공됐다.
 KBS 재난특보의 수어 통역은 5일 오전부터 제공됐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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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을 통해 장애인들의 항의가 밤새 쏟아졌지만, 방송사들은 다음날(5일) 오전 7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수화 방송을 내보냈다. 그나마 JTBC‧TV조선‧MBN 등 종편이 가장 빨랐고, 지상파는 KBS가 오전 8시, SBS는 오전 9시 50분, MBC는 오전 11시 30분을 넘겼다.

김주현 장애벽허물기 대표는 이날 "다행히 정부의 발 빠른 대처와 강원도 지역 장애인단체들의 노력으로 인명피해를 입은 장애인은 없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재난방송에서 장애인에 대한 정보제공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면서 "방송사들은 국민의 생명은 소중히 여기면서 장애인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재난방송은 정보제공만이 아니라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소중한 통로"라면서 "앞으로 재난방송에서 수어통역이나 화면해설이 필요 없을 거라고 방송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수어통역 의무화, 예산 지원 등 검토"

이들 단체는 이날 지상파 방송 3사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을 상대로 인권위에 제출한 차별 진정서에서, 재난방송 수어통역과 화면해설 의무 실시와 전문인 인력풀 구성, 의무 지침 마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수어 브리핑 제공 등을 요구했다.

현재 방송법 시행령 제52조에 "방송사업자는 재난방송 시 장애인의 시청을 돕기 위하여 수화ㆍ폐쇄자막ㆍ화면해설 등을 이용한 방송을 하도록 노력한다"고 돼 있을 뿐 의무 조항은 아니다.

배춘환 방통위 미디어다양성정책과장은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방송사에 협조요청을 해 5일 오전부터 수어 방송이 이뤄졌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어서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라면서 "방송사에서 수어 통역사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거나 입법을 통해 재난방송 시 수어통역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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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