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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드러낸 이준석 세월호 선장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가 열리는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이석태 세월호특조위 위원장의 지시로 교도관들이 이준석 선장의 모자를 벗기고 있다.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가 열렸던 2016년 3월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이석태 세월호특조위 위원장의 지시로 교도관들이 이준석 선장의 모자를 벗기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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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세월호 선장이었던 이준석씨의 옥중편지가 공개됐다. 그동안 이씨가 재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2016년 3월) 등에 출석해 발언한 적은 있지만, 그의 심경이 담긴 편지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 서정교회의 장헌권 목사는 이날 이씨가 자신에게 보낸 편지 세 통을 공개했다. 이씨는 2015년 11월 살인, 살인미수, 업무상과실선박매몰(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선원법·해양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순천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장 목사는 세월호 선원들의 양심고백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씨를 비롯해 수감 중인 세월호 선원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이 중 이씨를 비롯해 몇몇 선원들이 답신을 보내왔다. 이씨가 보낸 편지는 2018년 1월 28일, 3월 13일, 11월 12일에 작성된 것이다.
 
고개 숙인 이준석 세월호 선장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가  열리는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당시 세월호 선장인 이준석씨가 증인으로 입장하고 있다.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가 2016년 3월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당시 세월호 선장인 이준석씨가 증인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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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편지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항상 죄책감 속에 사로잡혀 있는 저는 저 자신을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날들을 잊어본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감당할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저 자신이 한없이 미워지고 저의 잘못을 질타하고 자책해보지만 저 자신에게 화만 날 뿐이다"라며 "지금에 와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죽는 그 날까지 저의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며 유가족님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고 용서를 빌며 유가족님들의 아픔과 슬픔을 같이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수감 후 처음으로 종교를 갖게 됐고, 최근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편지에 담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태복음 11장 28절(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을 인용하기도 했다. 장 목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편지를 수령하는 것조차 거부했었는데 답장을 보내온 것 보니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 같다"라며 "세월호의 진실과 관련해 그의 양심고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이씨가 장 목사에게 보낸 편지 전문이다.

<2018년 1월 28일 편지>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이씨는 현재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편지는 2018년 1월 28일에 작성된 것.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이씨는 현재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 장헌권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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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권 목사님께 드립니다.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저를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저는 목사님을 잘 알지 못하고 있어 죄송합니다.
 
저는 광주에서 재판이 끝난 후 이곳 순천교도소로 이감을 왔습니다. 저는 이곳 순천으로 와서 처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기독교 집회가 있는데 그때에 목사님을 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목사님께서도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동안 저는 너무도 큰 죄를 지었기에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 속에 지냈습니다. 지금도 가끔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 슬프고 가슴 아픈 기억들을 다시 떠오릅니다. 어차피 평생 동안 가슴에 안고 가야하는 고통이기도 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을 묵상하면서 이제 무거운 짐 주님께 맡기고 기도합니다.
 
목사님 저는 목사님을 잘 알지 못하고 있지만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저 같은 죄인에게 기도주신 목사님께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장헌권 목사님 감사합니다.
 
그럼 추운 날씨에 특히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에 유념하시기를 바라며 서정교회와 가내에도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8. 1. 28. 이준석 드림


<2018년 3월 13일 편지>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이씨는 현재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편지는 2018년 3월 13일에 작성된 것.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이씨는 현재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 장헌권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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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권 목사님께 드립니다.
 
따스한 햇살은 우수경칩이 지나서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따뜻하게 느껴지며 얼어있던 산골짜기의 계곡물이 녹아 졸졸 흘러내리는 소리가 마치 이제는 봄이라고 속삭이는 듯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주 안에서 평안하신지요. 보내주신 목사님의 서신은 고맙게 잘 받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영치금까지 넣어주시어 감사합니다. 필요할 때 목사님께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담 안의 생활이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항상 모든 일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주님께 기도드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요즈음도 가끔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저 자신이 한없이 미워지고 저의 잘못을 질타하고 자책해보지만 저 자신에게 화만 날 뿐입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죽는 그날까지 저의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며 유가족님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고 용서를 빌며 유가족님들의 아픔과 슬픔을 같이 할 뿐입니다.
 
목사님 생각하면 할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허탈하기만 할 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에 안타깝고 아쉽기만 합니다.
 
목사님 그럼 밤낮으로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 특히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서정교회와 가내에도 하나님의 은총이 항상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8. 3. 13. 이준석 드림


<2018년 11월 12일 편지>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이씨는 현재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편지는 2018년 11월 12일에 작성된 것.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이씨는 현재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 장헌권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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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권 목사님께 드립니다.
 
한잎 두잎 물들어가는 단풍에 가을도 점점 깊어 가는가 했더니 이제는 첫눈도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관측되었다고 하니 계절은 어느새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가고 있는가 봅니다.
 
목사님 그 동안 주 안에서 평안하셨는지요. 보내주신 서신 감사하게 잘 받아 보았습니다.
 
한 해 한 해 가면서 지난번에는 잇몸이 곪으면서 이에 통증으로 힘이 들게 하더니 얼마 전부터는 어깨가 저리면서 통증이 오는 등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 고장이 생기는 것이 이 모두가 노화에서 오는 것 같아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는 옛날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목사님,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지금도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항상 죄책감 속에 사로잡혀 있는 저는 저 자신을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날들을 잊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으며 마음이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마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하여 주님께 기도합니다. 하루하루 기도하지 않으면 더 많은 우울과 괴로움이 찾아올 것 같아 모든 것이 괴롭고 힘이 들더라도 반성하고 기도드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시고 슬픔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님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빌고 기도합니다.
 
지난날에 지은 저의 죄를 반성하며 주님께 회개하고 기도드리며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지난날들을 수없이 되돌아보아도 저 자신이 미워지고 저 자신에게 화만 날 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에 답답하고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죄 많은 저에게 항상 기도 주시는 목사님 감사드립니다.
 
그럼 조석으로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 항상 건강 유념하시기를 바라며 서정교회와 가내에도 항상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8. 11. 12. 이준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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