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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餘暇) : 일이 없어 남는 시간(표준 국어 대사전)

참 좋은 말이다. 일이 없어 시간이 남다니. 아무튼, 이렇게 남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구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겠지만 소비하면서 보내는 시간, 생산하면서 보내는 시간으로 나눠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남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돈이 줄어 있거나, 늘어 있는 것처럼 구분할 수 있다.

여가를 보내는 방식은 개인의 성향, 취향, 관심사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종합한 선택에 따른 것이다. 여가를 보내고 났을 때 무언가 남아 있다면, 생산적 목적 지향의 여가 활동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생산적"이라는 개념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주말에 소파와 하나가 되어 지내는 사람이 "나는 지금 다음 주에 쓸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중이야"라고 한다면, 분명 생산적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는 것일 테니까. 아무튼, 나는 구분하자면 생산적으로 지내는 편이며, 생산적 목적 지향의 여가 활동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충전 중입니다. 생산적인 여가 활동 중. 생산적이라는 기준은 주관적이다.
▲ 충전 중입니다. 생산적인 여가 활동 중. 생산적이라는 기준은 주관적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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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

보고서, 업무용 메일... 사실 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글을 쓰는 활동이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다른 글을 쓴다. 생각과 경험을 정리하는 에세이를 주로 쓰며, 회사 웹진의 필진, 인터넷 언론 매체의 시민 기자, 다음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글 쓰는 플랫폼인 브런치의 작가로 등록되어 글을 발행하고 있다. 

글은 20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본격적이라는 말은 누군가가 나의 글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매체에 싣고 대가를 지불했다는 뜻이다. 학부 시절에 학교 건물 입구에 놓여 있던 대학내일에 포토 에세이가 실린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로 군대에서는 국방부 소식지에 대민 지원으로 사과 수확을 했던 수기가, 아내가 출산을 했을 때는 산부인과의 홈페이지에 출산 수기가 실리는 등, 살면서 겪는 일들을 소재로 쓴 글이 여러 매체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있다.

대학원 시절에는 책도 한 권 썼다. 재학생 17명이 공부한 이야기, 앞으로의 꿈과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고 문체부 선정 우수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아쉽게도 절판되었다.

첫 직장에서 사내 집필진으로 뽑히면서 5년간 기술 칼럼, 직장인 생활 에세이, 직장인 아빠의 육아 에세이를 썼다. 이직한 직장의 홍보팀에도 글을 쓰는 것이 알려지면서 매달 직장인 생활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물론 회사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있다.
 
기업 블로그에 기고한 글 목록 기업 블로그에 6년 동안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 기업 블로그에 기고한 글 목록 기업 블로그에 6년 동안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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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을 한다

흥을 타고 났고 어릴 때부터 음악과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교실 앞으로 불려 나가 수시로 노래를 불렀다. 그런 나에게 꼭 맞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 20년이 되었다. 혼자 기타를 치며 곡을 만들어 보긴 했지만 누가 들어도 동요 수준이었다. 

어느 주말에 문득, 이제 미루지 말고 작곡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 주에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고 작곡을 배운 지 두 달이 되었다. 지금은 첫 번째 곡이 거의 완성 되었고, 두 번째 곡을 만들고 있다. 두 달에 한 곡의 속도라면, 일 년에 여섯 곡. 20년 전에 배웠더라면 120곡은 썼을 수도 있겠다. 음원 저작권 부자가 되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음악을 좋아하기만 했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상태로 첫 레슨을 받았다. 화성학 이론, 기존 음악 분석을 하며 좋은 멜로디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악보를 그리기 시작했고, 어울리는 화음의 진행을 알아가고 있다. 

한 마디의 멜로디 만들기부터 시작한 것이 두 마디, 네 마디, 여덟 마디로 늘어나, 2절까지 모두 완성했다. 가사 쓰는 법도 배워가며, 주제와 멜로디에 맞게 다듬고 또 다듬어 완성했다.

작곡은 먼저 기타와 피아노로 코드 진행을 정하고 멜로디를 만든다. 그리고, 수업과는 별도로, 실제 음원으로 만들었을 때의 느낌을 스스로 예상해 보기 위해 아이폰의 개러지 밴드 앱으로 가상 악기 연주를 구성하고 그 위에 노래를 녹음해서 스케치를 해 본다.

간단한 편곡까지는 가능하니, 곡의 분위기와 템포를 바꿔보며 여러 가지 느낌으로 만들어 본다. 작곡. 한 번 배워두면 그다음부터는 만드는 일만 남는다. 만들면 만들수록 좋아질 수밖에 없는 일만 남는다.
 
개러지밴드(Garage Band) 작업 화면 아이폰용 음악 제작 앱인 개러지밴드로 음악을 간단히 만들어 본다.
▲ 개러지밴드(Garage Band) 작업 화면 아이폰용 음악 제작 앱인 개러지밴드로 음악을 간단히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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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시각화한다

최근에 도안으로 저작권을 취득했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지금은 미니 쿠퍼를 즐겨 타고 있다. 튜닝과 액세서리로 장식하는 재미가 있는 차여서 데칼 스티커를 붙인다거나 라디에이터 그릴에 배지를 달아 장식을 한다. 어느 일요일 아침 일찍 눈을 떴는데 이런 장식 용품의 도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를 펼쳐 여러 가지 스케치를 했고, 열두 가지 형태의 기초 도안을 만들었다. 바로 컴퓨터에서 간단히 작업을 해서 그림 파일을 만들었다. 하나 둘 일어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더니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다. 휴일을 지내며 틈틈이 저작권 취득 방법을 알아봤고, 신청하고 난 뒤 2주 후에 등기가 도착했다. 저작권 등록증이었다. 

저작권을 가졌다고 해서 당장 도안을 상품화한다거나 수입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자인 도안으로 처음 저작권을 등록해 본 경험이 남았고 이제는 그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도안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니 어떻게 상품화할 것인지 천천히 생각해 보면 된다. 급할 것 없이, 할 수 있을 때, 잘할 수 있을 때 실행에 옮기면 된다. 
 
도안의 저작권 등록증 자동차 액세서리 용품용 도안으로 저작권을 등록했다.
▲ 도안의 저작권 등록증 자동차 액세서리 용품용 도안으로 저작권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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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로 시작해서 메모로 더해 간다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여가 생활로 바쁘면 여가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일로 바쁘지는 않다. 일상생활의 시간적인 틈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생산적 목적 지향의 여가 활동의 많은 부분은 메모에서 시작되고 메모로 진행된다. 아이디어 팟(Idea Pot, 생각 화분)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메모를 하고 있다. 

화분에 씨앗을 심고 싹이 언제 나나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기보다는 생각나는 대로 물을 주고, 그러다 보면 어느 때 싹이 나 있고, 부쩍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 그 열매가 다른 화분에 뿌리를 내리면 또 다른 나무가 되고 더 많은 씨앗이 되기도 한다.

아이디어 팟 메모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떠오르면 메모를 한다.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하지 않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한다. 그러다가 생각이 나면 또 살을 붙인다. 조금씩 보태다 보면 생각이 많이 정리가 되어 있다. 그리고 하나의 글로, 한 곡의 노래로, 새로운 활동으로 이어진다. 그런 결실이 계기가 되어 다음 결실로 이어진다. 아들 셋 아빠가 틈틈이 생산적 목적 지향의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이다.

  
아이디어 팟(Idea Pot, 생각 화분)의 개념 씨앗을 심듯, 생각을 메모한다.
▲ 아이디어 팟(Idea Pot, 생각 화분)의 개념 씨앗을 심듯, 생각을 메모한다.
ⓒ vectee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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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이라는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소파 무선 충전"보다 더 생산적인 여가를 보내고 싶은 분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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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도시 연구와 국가 사업을 담당하는 직장인 ●기업 블로그 공식 필진 ●국비 유학으로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박사 ●동경대학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쿄대 스토리"의 공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