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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문방구 입구에서 학생들을 유혹하던 뽑기
 학창시절 문방구 입구에서 학생들을 유혹하던 뽑기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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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시간'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때는 그렇게 가지 않던 시간이었는데 그 시절 어른들이 말씀 하셨던 것처럼 구태여 재촉하지 않아도 어느새 알아서 흘러가는 모습이다. 그다지 한 것도 없이 벌써 계절이 바뀌고, 해가 훌쩍 넘어간다.

엊그제 결혼식장에 축의금을 들고 간 것 같은데 친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다. 어디 그뿐인가, 영원한 청춘으로 알았던 브라운관 속 스타들은 어느덧 중년을 훌쩍 넘어서며 아버지, 어머니 등으로 역할이 바뀌어버린 모습이다. 덩달아 거울속 내 모습도 예전하고는 상당히 바뀌어져간다. 친구나 선후배들을 만나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엄살 섞인 말과 함께 건강 문제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아저씨로 보였던 군인들이 언제부터인가 또래를 거쳐 이제는 한없이 앳되게 보인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결국 시간은 가고, 흘러간 세월만큼 현재 서있는 풍경도 바뀌어간다. 문득 내가 어느 정도 나이를 먹다보니 과거에 어른들이 나누던 말씀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몸은 나이를 먹어가지만, 마음은 어릴적 그대로야.'

어른, 부모 그리고 사회적 위치 등 현재 처해진 자리로 인해 거기에 맞게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 깊은 곳의 나는 어릴 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행동해야하기에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고 사는 부분도 적지 않다. 이제 결혼도 했고 조만간 아빠가 되는 상황에서 사뭇 많은 부분이 공감된다.

나 역시 세상살이에 대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부분을 느끼고 배워나가는 중이다.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떤 것이 현명한지의 상당수는 경험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런다고 기본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는 감수성,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어떤 영역을 건드리면 좁쌀영감같이 되어버리는 나만의 호불호 등 10대 때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러한 조각을 경험과 처세 그리고 어른의 의젓함(?)으로 적당히 감추고 사는 것은 아닌가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추억'에 열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철길 한편에 만들어진 말뚝박기 놀이의 추억
 철길 한편에 만들어진 말뚝박기 놀이의 추억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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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추억이 깃든, 윗세대를 공감할 수 있는 거리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은 명소다. 같은 전북권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꽤나 알려진 편이다. 직접 다녀간 이들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입소문을 탄 것을 비롯 최근에는 각종 방송매체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이름값이 커진 듯하다. 군산하면 여전히 바닷가에 관련된 명소가 더 유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철길마을을 먼저 연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졌다.

철길마을을 직접 둘러본 느낌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차를 타고 인근을 지나갈 때는 꽤나 넓어 보였으나 관심을 가지고 도보로 걸어다녀 보니 생각보다 아담했다. 다만 크지 않은 공간에 다양한 볼거리가 집중되어 있고 벽, 바닥 등 여기저기 신경 쓴 흔적이 많은지라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느낌은 받았다. 마치 거리 자체를 하나의 외부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은 듯했다.

철길마을의 주테마는 '학창 시절의 추억'이다. 박물관이라는 취지 자체가 옛것 혹은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물건이나 소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모아놓은 공간이듯이 이곳 또한 한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70년대에서 80년대 초반까지 이른바 교육자율화시대 이전의 추억이 쏟아지는 기분을 느끼게 꾸며 놓았다.

낡은 철길 사이로 보기에도 위태위태해 보이는 판잣집이 보이고 멈춰버린 기차와 그 당시에 있었음직한 집과 상가들이 옹기종기 꾸며져 있다. 조그마한 공터에서는 삼삼오오 모여들어 말뚝박기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동상으로 만들어져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각종 벽면에는 '고교얄개'등 그 시절을 추억할수 있는 다양한 풍경이 가득하다.
 각종 벽면에는 "고교얄개"등 그 시절을 추억할수 있는 다양한 풍경이 가득하다.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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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에는 들장미소녀 캔디, 플란더스의 개, 밀림의 왕 레오, 빨강머리 앤, 서부소년 차돌이, 개구리 왕눈이, 개구쟁이 스머프, 피노키오, 독수리 오형제, 로보트 태권브이, 아라비안 나이트, 뽀빠이, 우주소년 아톰, 바다의 왕자 마린 보이,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영심이, 마법소녀 핑크, 달려라 하니 등 다양한 만화 그림들이 붙어있었다. 일부 만화는 당시 시대배경과 맞지 않아보였지만 전체적 분위기만 놓고 봤을 때는 크게 어색함이 없는 듯하다.

소문난 관광지답게 추억의 먹거리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를 대표하던 영화 고교얄개가 그려진 벽화 옆으로 달고나 가게가 있었으며 여기저기 늘어선 상점 안으로 쫀드기, 뽀빠이, 아폴로, 꾀돌이, 꽈배기, 돈부, 네모스낵 등 어릴적 즐겨먹었던 과자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는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상당수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들이었다. 적어도 그 시절 향수를 느끼게 하는 다양한 메뉴는 어느 정도 고르게 갖추고 있는 듯 보였다.

이곳은 본래 바다였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의 필요에 의해 바다가 매립되었고 그 자리에 철도가 만들어졌다. 해방 이후 사람들이 철길 주변에 몰려들어 판잣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고 이후 6.25 전쟁으로 인한 피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현재의 철길마을이 형성되었다. 물론 이곳은 풍경만 철길마을이지 기차가 끊긴지는 꽤나 시간이 흘렀다. 2008년 7월 1일을 마지막으로 기차가 다니는 모습은 사라졌다고 한다.
 
 대여받은 교복을 입고 철길을 걷고있노라면 '추억의 책가방'시절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대여받은 교복을 입고 철길을 걷고있노라면 "추억의 책가방"시절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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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역시 의상 대여다. 나 역시 이곳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옛날 교복, 체육복, 교련복 등을 입고 사진을 찍고 싶은 이유가 컸다. 가까운 지인의 SNS에서 추억의 책가방 콘셉트로 과거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봤고 나도 그렇게 향수를 남겨보고 싶어서 철길마을을 찾게 됐다.

'추억의 거리에서 추억의 복장을…'이라는 아이템은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고, 그로인해 이곳에는 의상 대여점이 곳곳에 성행중이다. 당시의 의상은 물론 가방, 벨트, 완장, 스카프, 모자, 방망이 등 소품 역시 무척 디테일하다. 경험이 쌓일 만큼 쌓인 주인들은 다양한 구도와 스토리를 손수 잡아주며 멋진 사진 추억을 만들어준다.

그 시절이 그리워 우르르 함께 이곳을 찾게 된 나이 많은 동창들, 당시를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체험해 보고 싶은 젊은 세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온 가족, 거기에 임신한 아내와의 추억을 만들러온 신혼부부까지, 추억의 거리에서 함께 사진을 찍게 되면 너나할 것 없이 어색함 없는 자연스러운 그림을 만들어가는 느낌이다. 거리 자체가 박물관인 곳에서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추억이 팡팡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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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비스 기사입니다. 오늘도 신나게 배달을 다닙니다. https://blog.naver.com/oet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