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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동 공무원. 소극적으로 일하고 규정에 얽매여 있으며 때로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비치는 공무원 집단의 현상을 지적하는 해묵은 표현이다. 공무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공무원 대부분은 '복지부동'에 대해 구성원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확장하여 매도하는 악의적 프레임으로 생각한다.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이 있다. 공무원은 왜 복지부동할까? 지금도 공무원이 복지부동한가? 일부의 문제인가, 전체가 그런가? 사람이 문제인가, 제도가 문제인가? 100만 공무원 시대에 하는 일도, 일하는 환경과 위치도, 처우도 너무나 다른 모든 공무원을 싸잡아 낙인을 찍는 건 사회 전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잘못된 처방에서 나온 해결책은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할 뿐이다.

민간과 다른 공직사회

오랜 세월 동안 공무원의 사용자인 정부는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무원' 조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실제 정책으로 실행하기도 했다. 직업공무원제에서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의 근무 환경이 민간과 비교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움직임은 공직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대부분은 민간에서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인센티브 시스템이 중심이었는데 성과급, 성과연봉제와 같은 성과주의제도가 공공의 영역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성과주의제도는 행정과 경영이 지향하는 근본 철학의 차이를 반영하듯 민간 기업과 다른 공직사회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기업의 논리로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과주의의 핵심인 성과 측정이 공공부문에서 애초에 작동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민간의 기법이 개인으로 존재할 수 없는 공직사회의 업무 특성과 조직 문화를 넘지 못했다. 불필요한 조직 내 갈등과 인간 소외, 경쟁이 가져온 피폐한 조직 문화가 이를 대변한다.

공직사회에서 성과주의제도가 맥을 못 추고 있으나 정부는 포기할 수 없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행정을 위해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도 변화가 필요했다. 공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을 지원하고 보상하는 시스템도 갖춰야 했다. 민간에서 사용되고 있는 방식과 기법들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공직사회가 갖는 특수성을 경험한 이상 쉽게 민간의 것이 도입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적극 행정을 위한 제도

'적극행정 운영규정'과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제정안이 7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 중이다. 적극적으로 공무를 수행한 공무원들에게 승진·승급 등으로 보상하고 문제가 생길 때 면책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정부가 공무원이 가진 복지부동의 이미지를 깨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제도로 정착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9월 5일에는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입법 예고됐다. 이번 개정안은 공무를 수행하다가 소송을 당하는 공무원에게 필요한 비용과 손해배상액 등을 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이다. 공무원이 '공무원 책임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공무원연금공단이 전체 기관의 보험계약을 통합·체결하는 방식이다.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방안으로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등 공무원단체가 요구해온 사항과 맥을 같이 한다.
  
이처럼 공무원의 사용자인 정부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위해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은 늦었지만,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하다가 문제가 될 경우를 가정하고 소극적으로만 움직이는 부작용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그동안 공무를 수행하다가 소송을 당해 혼자 감당해야만 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당사자와 주변 동료들이 어떻게 행동했을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정부가 적극 행정을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의도한 성과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제도는 시대의 반영이고, 제도를 통해 문화가 바뀔 수 있다. 적극 행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현장에서 삐걱거리면 다시 고치고, 발전시키면 된다. 새로운 정책수요에 부응하는 공직사회가 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가 잘 정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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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 이슈,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 많은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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