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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4개국 44명으로 시작된 한국해외봉사단은 현재 1만 명 넘게 파견됐다. 연간 1400여 명의 단원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동구·CIS, 중동 지역 30여 개 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파견국 숫자나 파견 인원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민간외교관이라는 자부심과 투철한 봉사정신을 가졌던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해외봉사라는 말조차 어색했던 시절에 평균 2년간 열악한 개도국 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지구촌 가족을 섬기며 대한민국을 알렸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파견되는 한국해외봉사단은 흔히 WFK(World Friends Korea) 해외봉사단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인류 공동의 이익과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2009년에 정부파견 해외봉사단 단일브랜드로 WFK봉사단을 출범시켰고, 파견규모를 연간 1천명으로 확대했다.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나누고 개도국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해외봉사단 파견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코이카는 개도국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고 우호 협력관계 및 국제협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외교부 산하 무상원조 기관이다.  

이런 사업을 기관장이 직접 나서서 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업이 갖는 의미와 비중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코이카는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를 등장시켜 지상파TV와 극장, 지하철 등에서 WFK해외봉사단 홍보 광고를 하고 있다. 코이카 이미경 이사장은 지난 9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봉사단 홍보 링크와 함께 관련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무조건 나가라는 해외봉사단 광고 논란이 일고 있는 광고를 코이카 이미경 이사장이 홍보에 나서서 빈축을 사고 있다.
▲ 무조건 나가라는 해외봉사단 광고 논란이 일고 있는 광고를 코이카 이미경 이사장이 홍보에 나서서 빈축을 사고 있다.
ⓒ 이미경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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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이사장의 자부심과 달리 동영상 내용을 확인한 귀국봉사단원들과 현지 활동 봉사단원들은 광고에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영상은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당신, 나가>라는 제목으로 제작되었지만, 해외봉사단을 스펙 쌓기의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광고 속에서 봉사단 파견을 권유받는 대상들은 '아무리 공부해도 외국인이 두려운 사람' '해외에서 일하는 건 꿈도 못 꿔본 사람' '남들의 화려한 스펙을 부러워만 하는 사람'이다. 

한국해외봉사단 2기로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했던 한 귀국 단원은 이미경 이사장이 올린 게시물에 댓글로 "마치 취업을 못하는 사람이, 영어도 못하는 사람이 스펙을 쌓기 위해 나가는 것이 봉사단이 아닐 텐데요. 해외봉사단이 아무나 다 나가는 것인가요? 이는 봉사정신을, 봉사단을 폄하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이미경 이사장은 "그런 우려가 나올 거라는 것을 염려했다. 날카로운 지적 꼭 명심하겠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코이카는 광고가 지닌 문제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지상파TV와 극장, 지하철, 소셜미디어에 이를 올렸다고 자인한 셈이다.   
 
 해외봉사단 홍보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한 귀국봉사단원의 지적에 대해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명심하겠다고 답했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해외봉사단 홍보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한 귀국봉사단원의 지적에 대해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명심하겠다고 답했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 이미경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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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는 다년간의 해외봉사단 사업을 통해 무조건 '나가'라는 식으로 해외봉사단원을 모집해 파견했을 때,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어떤 조직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코이카는 봉사단 모집 설명에서 '해외봉사단은 직종별로 모집하며 해당 직종에 대해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전문성(전공, 자격증, 경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한국해외봉사단을 요구하는 국가들 역시 대한민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공공행정, 교육, 농림수산, 보건, 산업에너지 분야 등에서 전문 인력 양성 및 기술이전 활동을 수행해 줄 전문지식을 보유한 대한민국 국민을 요구하고 있다. 

코이카는 해당 광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한국해외봉사단원(6기) 출신으로 (사)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KOVA) 3.4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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