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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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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3시 반 정부과천청사 현관 앞.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그의 얼굴은 다소 편안해 보였다. 하지만 '자연인 조국'에게는 수사와 재판이라는, 진짜 자신만의 싸움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청문회 전부터 가족 소유 학교법인 웅동학원과 딸 논문·장학금,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10여 건의 고소·고발을 당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그가 청문회 직전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과 통화하고, 9월 23일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사와 통화한 일 등으로 추가 고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인사와 예산권을 쥐고 있고, 검찰총장에게 개별사건 지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조 전 장관 임기 내내 검찰은 검찰대로 장관은 장관대로, 수사가 공정할지 외압은 없는지 의심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신분을 떠나 검찰 조사 자체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가 14일 전격 사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앞으로 검찰은 언제든 '피의자 조국'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두 달간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수사에서 충분히 단서를 포착했다면.

[쟁점 ①] 딸 장학금 등 뇌물죄 성립할까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 중 가장 치명적인 혐의는 뇌물이다. 지난 8월 자유한국당은 딸의 부산대 의전원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대가를 바라고 장학금 총 1200만 원을 지급했다며 조 전 장관을 고발했다. 또 10월 2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배우자 정경심씨 사모펀드의 투자업체 웰스씨앤티에서 사라진 10억 3천만 원과 WFM에서 '고문료'라고 지급한 2400만 원을 단순뇌물로, 우아무개 전 WFM 대표가 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주식 55억 원치를 사들이고, 코링크PE가 정 교수 동생에게 9600만 원을 지급한 것을 제3자 뇌물로 고발했다.

그런데 뇌물 혐의는 대가 관계 규명이 중요하다. 단순뇌물죄만 해도 조국 전 장관의 직무관련성이 드러나야 한다. 야당 등은 노환중 원장의 부산의료원장 선정, 그의 사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기여했다'는 문건이 발견된 점을 들어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설'일 뿐이다. 코링크PE와 정경심 교수를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을지, 또 우 전 대표와 코링크PE가 정 교수에게 어떤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를 검찰이 찾아내야 한다.

[쟁점 ②] 공직자윤리법과 사모펀드
 
  27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19.8.27
  27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19.8.2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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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진다. 2017년 5월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임명 후 정경심 교수는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고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주도한 코링크PE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하지만 단순 투자가 아니라 사실상 코링크PE 운영에 관여하고 투자사들의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은 이 일이 공직자의 직접투자를 제한하고 재산을 투명하게 신고하도록 한 공직자윤리법에 어긋난다고 문제 제기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투자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 '사모펀드는 괜찮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여러 가지 수상한 자금 흐름이 드러나고 있지만, 조범동씨와 코링크PE, WFM 등의 복잡한 돈 관계가 정경심 교수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의 차명 지분 보유가 맞는지는 아직 명백하지 않다. 이 사실관계들이 정리된 다음에야 조 전 장관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따져볼 수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계좌추적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충분한 영장을 받을 만큼 법원을 설득하진 못하고 있다.

[쟁점 ③] 아들 인턴증명서, 웅동학원 문제는...

자녀들의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도 있다. 조 전 장관 딸과 아들이 실제 인턴활동 없이 공식 서류양식과 다른 증명서를 발급받았는데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서 관여하지 않았냐는 주장이다. 아직 공소시효가 남은 아들 증명서의 경우 발급권자였던 한인섭 당시 센터장의 결재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검찰의 의심과 달리 한 센터장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상태다.

동생이 구속 위기까지 몰렸던 웅동학원 문제는 시간이 엉켜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동생이 2017년 학교 공사대금 소송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학교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배임)를 적용했다. 그런데 이 소송은 2006년 이미 법원의 결론이 난 사안을 채권 시효 문제로 다시 제기한 것이었고, 첫 소송 때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이사였다(1999~2009년 재직). 검찰은 그에게 배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공소시효가 성립가능한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 조만간 동생의 구속영장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위험한 동거'만 끝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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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의혹은 '피의자 조국'과 직접 닿아있다. 그런데 '자연인 조국'은 자신은 물론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칼끝도 방어해야 한다.

당장 18일이면 부인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이다. 정 교수는 또 사모펀드 의혹의 주인공이고, 관련 증거를 없애려고 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 최근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은 정 교수의 건강상태 등을 살펴보며 구속영장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결국 검찰과 조국, 조국과 검찰의 '위험한 동거'만 끝났다. 온갖 의혹을 한 몸에 받으며 검찰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전직 법무부 장관, 살아있는 권력을 거침없이 수사하며 정국의 한가운데로 뛰어든 검찰의 정면대결은 어쩌면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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