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2일, 입대를 앞둔 채식주의자들이 양심의 자유와 건강권 침해 등을 내세워 국가인권위에 '군대 내 채식선택권 보장'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12일, 입대를 앞둔 채식주의자들이 양심의 자유와 건강권 침해 등을 내세워 국가인권위에 "군대 내 채식선택권 보장"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 정대희

관련사진보기

 
내년 초 입대를 앞둔 채식주의자가 '군대 내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군 복무 중 채식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양심의 자유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녹색당과 동물권 행동 '카라', 채식평화연대 등 30여 개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채식주의자의 군대 내 채식선택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비건 채식인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는 군대 내 식단은 그 자체로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라며 "육식이 사실상 강요되는 군대 환경으로 인해 자신의 양심과 신념을 위협받는 채식주의자를 위해 군대 내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라"라고 국방부에 요구했다.

비건(Vegan)은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채식선택권은 학교나 군대, 교도소와 같은 공공 급식에서 비육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며 "비건 채식주의는 단순 채식에 대한 선호 현상이 아닌 동물 착취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과 이런 양심적 삶에 대한 실천이자 운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식선택권은 채식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자기 결정권, 평등권, 양심의 자유 등에 결부돼 있다"라며 "이미 인권위도 2012년 수용시설에서 복역 중인 채식인 강아무개씨의 사례에서 채식을 요구할 권리를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인권위는 채식주의자가 채식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국방부에 정책 마련을 권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2년 인권위는 채식요구 권리를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인권위는 "채식주의 신념이 확고한 수용자에 한하여 합리적 식단 배려를 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한다"라며 "(채식 식단 보장과 관련해) 비용부담이 높거나 행정력 낭비가 크다고 볼 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기자회견에는 입대를 앞둔 채식주의자들도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정태현씨는 "6년 전 동물들이 산 채로 분쇄기에 갈리고, 강제로 임신해 기계처럼 새끼를 낳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식탁 위에 올라오는 고기의 살점들이 음식으로 보이지 않게 됐다"라며 "하지만 군대에선 생존을 위해 억지로 고기를 먹어야 하고, 이 때문에 입대한 채식주의자들이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생존권과 건강권을 위해 군대에서 채식선택권 보장받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다"라고 밝혔다.

송기영씨도 "군대 내 채식선택권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국방의 의무를 하는 데 있어 효율성을 앞세워 육식을 강요하지 말라, 국가는 개인이 양심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고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라"라고 말했다.

임성민씨는 "해외의 경우 군내 내 식단 등 비건 채식인을 위한 옵션을 제공하는 나라들이 있다"라며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등에서 채식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은 지난 2017년부터 모든 학교와 대학, 병원, 감옥 등에서 비건 식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안이 통과됐다"라고 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장서연 변호사는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진정인들(정태현 외 3명)이 채식을 실천하는 이유는 건강과 환경, '비인간 동물'(동물권)에 대한 신념 때문이다. 하지만 군대에서 제공하는 급식 중 이들이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은 극히 제한적이다"라며 "육식이 사실상 강요되는 군대 환경으로 인해 진정인들은 자신의 양심과 신념을 접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적인 고통과 우울증을 느끼고 있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군대 내 단체급식에서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할 것을 진정한다"라고 말했다.

녹색당 김보라 조직팀장은 채식선택권에 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녹색당에서 채식권 보장을 요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내년 초 '모든 공공 급식에서의 채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해 공공 급식에서 채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기자회견 뒤 시민단체와 입대를 앞둔 채식주의자들은 국방부 장관을 '피진정인'으로 해 국가인권위에 군대 내 채식선택권 보장을 위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