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노정석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2일 세종시 본청 브리핑룸에서 '고가 아파트 취득자·고액 전세입자 자금출처조사 착수’ 브리핑을 하고 있다.
 노정석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2일 세종시 본청 브리핑룸에서 "고가 아파트 취득자·고액 전세입자 자금출처조사 착수’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국세청

관련사진보기

 
20대 사회초년생 A씨는 월급 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고가의 주택과 땅을 사들였다. 자금은 기업체 대표인 아버지가 준 돈으로 마련했다. 실제 근무도 하지 않으면서 아버지 회사에서 월급도 받아 챙겼다. 그러면서도 증여세는 축소해 신고했다. 국세청은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부동산임대업자를 아버지로 둔 B씨도 5년동안 소득이 수천만원에 그쳤지만 고가의 부동산 취득, 고급 승용차와 사치품 구입에 수십억원을 썼다. 국세청이 자금 출처를 확인한 결과 아버지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탈루 증여세 수억원을 추징했다.

주택 2채를 소유한 3살짜리 아이의 사례도 적발됐다. 부모가 증여한 현금으로 주택을 사들이고 세입자들에게 돌려줄 임대보증금은 할아버지가 대신 내줬다. 그러면서도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증여세 수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이 12일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으로 고가 아파트·오피스텔을 취득하거나 고액 전세를 얻어 탈세 혐의가 짙은 224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탈세 혐의자들은 주로 최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서울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광주 대구 등 일부 광역시 지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하다가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수입 없는 미성년 다주택자, 구입 자금은 어디서?
 
 미성년 자녀에게 부동산 구입 자금을 편법 증여한 의심 사례.
 미성년 자녀에게 부동산 구입 자금을 편법 증여한 의심 사례.
ⓒ 국세청

관련사진보기


국세청이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NTIS)의 과세 정보와 국토교통부에서 통보한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분석한 결과, 특별한 직업이 없거나 수입이 적은 20~30대가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부모 등으로부터 증여 재산공제 한도액인 5000만원 넘게 증여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조사 대상자 224명 중 30대 이하가 165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미성년자도 6명이나 됐다.

노정석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30대 이하는 대다수가 사회초년생으로 자산형성 초기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 중 취득 자금 출처가 불명확한 사례가 다수 포착돼 집중 검증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조사대상을 살펴보면 사회초년생 외에도 소득이 전혀 없는 30대 주부가 고가 아파트 등 수 채의 주택을 취득하면서 남편으로부터 편법으로 증여받은 자금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또 30대 변호사는 본인 수입은 모두 써버리고 고액의 전세보증금을 기업체 대표인 아버지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부모로부터 직접 증여를 받지 않았더라도 평소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지출하고 자신의 소득은 모두 부동산 구입에 쓴 경우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와 함께 부동산 매매 계약 당시 업·다운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주변 땅을 헐값에 사서 개발이 되는 것처럼 속여 비싼 가격에 되판 기획부동산 업체들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자녀 등에게 편법 증여된 고액의 전세자금도 향후 고가의 주택 취득 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추적에 나설 계획이다.  

부동산 구입 자금 댄 기업도 세무조사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와 함께 지난달 11일 시작된 국토부·금융위원회·행정안전부 등 32개 기관 합동 불법 부동산 거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탈세 혐의자들에 대해서도 자금출처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자기자금 없이 25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와 미성년자가 자기자금 6억원에 임대보증금 5억원으로 11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 등이 포착됐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자 본인의 자금 흐름은 물론 친인척 간 자금 흐름도 추적하고, 부동산 구입 자금이 기업에서 유출된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조만간 특정 지역의 초고가 아파트를 구매한 분들 가운데 자금조달 신뢰도가 떨어지는 분들은 출처를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및 일부 지방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취득연령은 30·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을 보면 30대와 40대가 각각 28.3%와 28%를 차지했다.

특히 보유세 부담과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주택 증여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2014년 주택 증여 건수는 6만6893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1만186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지난 2017년 8월 이후 부동산 및 금융자산의 편법 증여와 양도소득세 탈루혐의에 대해 7차례에 걸쳐 2228명을 조사해 4398억원을 추징했다.

노정석 자산과세국장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자산을 편법적으로 대물림하는 것은 많은 국민에게 상실감을 주게 돼 엄정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며 "부동산·주식·예금 등 고액자산을 보유한 연소자에 대해서는 검증범위를 확대해 탈세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