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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노동 없는 미래' 저자 팀 던럽과 '노동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를 화두로 대담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노동 없는 미래" 저자 팀 던럽과 "노동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를 화두로 대담을 하고 있다.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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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방영된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는 1990년대 아이돌그룹 태사자가 18년 만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그룹의 리더 김형준씨는 자신을 "영등포와 여의도 지역을 담당하는 쿠팡맨"이라고 소개해 시청자들을 더 놀라게 했다.

쿠팡은 온라인상거래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업으로, 김씨의 근황은 플랫폼 노동이 우리 현실의 일부가 됐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라고 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오후 2시 '노동 없는 미래'의 저자 팀 던럽 박사와의 대담에서 이 같은 형태의 플랫폼 기업에 세금을 거둬서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호주 출신의 던럽 박사는 서울시가 주최한 '2019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의 기조연설자로 한국을 찾았다.

최근 박 시장은 300만 원의 구직 비용을 지급하는 '청년수당'을 매년 3만 명 수준으로 늘리는 정책을 내놓았는데, 이런 구상이 기본소득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청년소득이 완벽한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한국이 아동수당부터 청년수당, 노령수당에 이르기까지 세대별로 기본소득의 큰 틀을 갖춰가고 있다"며 "재정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세원이 확보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세원'에 플랫폼 기업 과세가 들어가야 한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플랫폼 경제에서 플랫폼 또는 앱 사업자는 큰돈을 버는데, 여기에 기반을 두고 일하는 사람이나 여기에 기여하는 시민들에게는 돌아가는 게 별로 없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경우 시민들은 열심히 하는데 보상받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중략) 미국 대선에 나온 앤드류 양 후보가 주장하고 프랑스 정부가 플랫폼 기업에 과세하듯이 (우리나라도) 노동자와 시민들의 헌신으로 돈을 벌지만 점점 독점화되는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한 현실은 바로잡아야 한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실질적 과세가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세로 거둔 정부 예산은 기본소득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박 시장은 "한국에서는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던럽 박사도 박 시장의 말에 대해 "개개인이 가진 데이터는 그렇게 가치가 크지 않지만, 이걸 모은 빅데이터의 가치는 매우 높다. 앱에서 사용하는 검색어와 GPS 정보들이 소수 기업에 수집되고, 이렇게 창출되는 부의 혜택은 소수가 보고 있다"며 "데이터에 대한 공공소유권 개념이 필요하고, 이렇게 혜택받은 기업에 과세해서 시민들에게 재분배하는 것이 기본소득의 개념"이라고 호응했다.

한편으로 박 시장은 플랫폼 노동자의 상당수가 청년들이면서도 이들이 산업보건법이나 고용관계 등에서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던럽 박사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일터가 여러 곳에 흩어지는 등 플랫폼 자체가 이들을 분산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하자 박 시장은 "서울시는 야간 대리운전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고, 11월 18일 라이더유니온에 노조신고 필증을 교부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던럽 박사는 호주 정부의 '공정한일자리위원회'가 최근 플랫폼 노동자를 독립계약자로 봐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소개하며 "이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정규직처럼 연가, 병가를 쓸 수 없다는 얘기다. 법이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는데, 서울시가 진행하는 개혁과 혁신은 많은 도시가 따라야 할 훌륭한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던럽 박사는 "지금은 일자리 찾는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청년들에 대한 지원은 정말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정치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청년수당이 보편적인 기본소득으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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