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지난 20일 스페인 태풍 때 마드리드에서 유학하고 있던 딸(이지현)이 사고로 사망하자 부모인 이성우 범민련 부산연합 의장과 한경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이 마드리드관광청 잎에서 호소문을 들고 서 있다.
 지난 2019년 12월 20일 스페인 태풍 때 마드리드에서 유학하고 있던 딸(이지현)이 사고로 사망하자 부모인 이성우 범민련 부산연합 의장과 한경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이 마드리드관광청 잎에서 호소문을 들고 서 있다.
ⓒ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련사진보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사고사로 숨진 한국인 유학생의 유족이 마드리드 주정부와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사망사고 직후부터 유족은 일관되게 스페인 당국에 사건 경위 설명, 공식 사과, 주정부 주최의 장례, 시신 국내 송환비용 등을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고 이지현(32)씨는 2019년 12월 20일 주정부 소유 건물인 마드리드관광청 앞을 지나다가 갑자기 떨어진 건물 외벽 석재 장식물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 

마드리드 주정부, 천재지변 내세워 책임 회피

고인의 작은아버지 이창우씨는 지난 6일 기자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주정부는 '우리 책임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이야기할 수 없다, 소송을 통해서 가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주정부는 해당 사고가 천재지변임을 내세워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유족 측은 관광청의 건물 관리 부실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선 관광청 건물 보험사와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사전조정을 거치는데 이때 합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간다"면서 "대략 2년 정도 걸릴 거라고 들었다. 장기 소송도 각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인의 부모인 이성우-한경숙씨 부부는 마드리드에 머물며 현지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에 필요한 경찰 수사기록 자료 등을 모으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사고가 난 관광청 건물은 지난 2014년 안전 문제로 정비를 받았다. 유족 측 현지 변호사가 해당 자료를 요청해둔 상태다. 다음 해인 2015년엔 안전진단이 이뤄졌는데, 이 자료는 스페인 수사판사(한국의 검사)가 요청해 뒀다. 

스페인 주간지 'GENTE' 12월 23일자는 "해당 건물은 2015년 12월에 ITE(건물 안전점검)를 통과했으며, 점검은 10년 주기로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사고와 관련해 태풍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경찰 사건기록은 유족 측 현지 변호사가 5일(현지시각) 열람했으나 유족에게는 기본적인 내용만 전달했다고 한다. 한씨는 "변호사는 정확한 내용은 '대외비'라면서 우리에게도 기본내용만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외벽 석재 장식물 잔재를 철거한 소방관 진술은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인의 시신은 오는 8일(한국시각)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창우씨는 "운구 비용과 장례비도 형님 내외가 부담했다"면서 "주정부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스페인노동조합총연맹이 12월 30일, 유학생 이지현씨의 사망과 관련해 '애도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스페인노동조합총연맹이 2019년 12월 30일, 유학생 이지현씨의 사망과 관련해 "애도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 스페인노동조합총연맹

관련사진보기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각) 마드리드의 한 성당에서 부모, 고인의 친구, 교민, 주 스페인 대사 등 7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고인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이창우씨는 "스페인 정부나 주정부에선 아무도 안 왔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창우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현지 장례식 때 주정부 측 인사 안 보였다"

- 스페인 측에서 사고 현장 사진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으라고 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가 있다. 상황이 어떤 건가.
"스페인은 수사판사가 경찰의 수사지휘를 한다. 경찰의 수사기록을 수사판사에게 열람신청해서 허락받아 열람하라는 거였다. 5일, 우리 측 현지 변호사가 열람신청을 통해 수사기록을 봤는데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면 안 된다고 했다더라. 유족에게도 말 못한다고 하는 게 그 나라의 통례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 입장에선 황당하고 억울하다. 
  
앞으로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건데, 수사판사가 어떻게 수사했는지, 증거보전을 신청했는지, (지현이를 덮쳤던 석재 장식물의 반대편에 있던) 장식물은 왜 철거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형님 내외가 관광청장을 면담했는데, 사고 현장에 추모 동판 설치를 요청하니까 자기도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고 한다." 
  
 사고 이후 외부 석재 장식물을 철거한 스페인 마드리드관광청사의 모습. 왼쪽 구조물에서 장식물이 떨어져 내려 고 이지현씨를 덮쳤다. 사고 이후 오른쪽 장식물이 철거됐다.
 사고 이후 외부 석재 장식물을 철거한 스페인 마드리드관광청사의 모습. 왼쪽 구조물에서 장식물이 떨어져 내려 고 이지현씨를 덮쳤다. 사고 이후 오른쪽 장식물이 철거됐다.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 현재 건물 외벽의 장식물을 다 철거한 것이 사진을 통해 확인이 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희생자의 사촌동생이 올린 글에는 '태풍이 왔다고 해도 그날 바람이 아주 심하진 않았다'고 나온다.  
"장식물이 대칭형이다. 왼쪽 것이 떨어졌던 건데, 소방관들이 오른쪽 장식물도 떼어냈다. 임의로 멀쩡한 것을 떼어낼 리는 없을 거고, 주정부의 요청이나 소방관이 보기에 오른쪽 것도 위태해 보여서 사고 예방 차원에서 요청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것도 떼어냈다는 걸 통해 바람이 불지 않아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걸 유추해 볼 수 있지 않겠나." 

- 시신 운구 비용은 누가 내는 것인가.   
"여행자보험에서 얼마간 비용을 충당할 수 있지만, 시신 방부처리하고 비행기로 운구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들었다. 현재 주정부는 '책임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이야기할 수 없다, 소송을 통해서 가려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은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변호사가 건물 보험사와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사전조정을 거치는데 이때 합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간다. 대략 2년 정도 걸릴 거라고 들었다."

- 현지 장례식을 하게 된 이유는?  
"현지에서 장례를 치러야 국외로 운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배당에서 조촐하게 먼저 장례식을 치른 거다." 
  
- 마드리드 주정부 측에선 아무도 안 왔다는 게 사실인가. 
"장례식 때 안 보였던 것 같다. 사진도 쭉 봤는데 주정부 측 인사는 안 보였던 것 같다."
  
- 고인의 부모인 이성우-한경숙씨가 현지 언론과 인터뷰한 걸 보니 '돌무더기가 (이씨를) 덮쳐버렸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사건 현장 목격자인 아르투로 프린스(47)씨라는 영화감독이 그렇게 말한 거다. '카스코테(cascotes)'라고 스페인어로 잔해물, 부스러기라는 뜻인데 건축학에선 카스코테라는 석재가 따로 있다고 한다. 두께 15센티미터 정도 돌이 부스러지면서 떨어져내린 게 아닌가 싶다. 거기서 지현이는 다쳤고, 누군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어떤 사람은 깜짝 놀라서 기절해 구급차에 실려가는 상황이었다."     
 
- 이성우-한경숙씨가 관광청사 앞에서 피켓 시위할 때 현지 반응은 어땠나?
 
"시민들이 골똘히 사연을 적은 피켓을 읽고, 안아주고, 손잡아주고, 피켓을 같이 들면서 적극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지난 20일 스페인 태풍 때 마드리드에서 유학하고 있던 딸(이지현)이 사고로 사망하자 부모인 이성우 범민련 부산연합 의장과 한경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이 마드리드관광청 잎에서 호소문을 들고 서 있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위로해 주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20일 스페인 태풍 때 마드리드에서 유학하고 있던 딸(이지현)이 사고로 사망하자 부모인 이성우 범민련 부산연합 의장과 한경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이 마드리드관광청 잎에서 호소문을 들고 서 있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위로해 주고 있다.
ⓒ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련사진보기

 스페인 관광청 건물의 석재파편에 희생된 유학생 고 이지현씨 문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유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스페인 관광청 건물의 석재파편에 희생된 유학생 고 이지현씨 문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유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유족이 나서서 대응... 재외국민보호 시스템 갖춰져야

- 우리 외교부나 현지 대사관은 어땠나? 
"스페인 현지 대사관이 호텔을 잡아주거나 안내해줬다고 하면서 형님 내외는 고맙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보다 능동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유족들이 부딪혀서 하소연하고 힘들어하면 사후적으로 그걸 서포트하는 느낌이 있다. 

2018년 12월에 '재외국민보호법'이, 다음해 1월에 '영사조력법'이 만들어졌지만 2년 후에 발효된다. 해당 법엔 유사시 안전처나 대책반을 만드는 것들이 포함됐다고 들었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해외 공관이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아직 없다 보니 스페인 당국의 말을 전달하거나, 유족이 요구하면 자리를 추진해주는 정도 밖에 할 수 없는 거다. 재외국민보호가 어떤 시스템으로 돼야 하는지 이번에 제대로 반성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기회가 돼야 한다."  
  
- 현재 심경은? 
"마드리드 한인회, <엘 파이스> 같은 유력 언론사의 보도,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지현이 유학생 친구들,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지현이 외사촌 가림이 등 많은 이들이 힘을 보태줬다. 많은 이들에게 참 많은 신세를 졌다. 그런 연대나 살아 있는 민심이 정부 당국 관료들의 냉랭하기 짝이 없는 관료적 일처리와 선명하게 비교됐다."
 
 화가인 작은아버지 이창우씨가 조카 이지현씨를 위해 그린 추모 일러스트.
 화가인 작은아버지 이창우씨가 조카 이지현씨를 위해 그린 추모 일러스트.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관찰자, 기록자,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