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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오후 광주 유세를 마치고 서울 도봉구 쌍문역 인근에서 인재근(도봉갑), 오기형(도봉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16년 총선 공식 선거운동기간 마지막 날이었던 4월 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역 인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유세 현장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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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거리 이곳저곳을 다니며 지지자들과 악수하는 모습,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김이 피어오르는 어묵을 한 입 베어 무는 모습.

으레 '대선후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다. 이들 이미지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풍경이 모두 겨울이라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4대부터 18대 대선은 모두 12월 18일 아니면 19일이었다.

이 때문에 3월에 치러진 지난 19대 '벚꽃 대선'은 유독 어색했다. 탄핵 국면으로 혼란했던 나라가 안정된다는 사실에 기쁘다가도, 막상 당분간 겨울 대선을 보지 못할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은 대통령 임기 만료 70일 전을 기준으로 가장 근접한 수요일에 치러진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20대 대선도 '벚꽃 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문득, 총선은 '왜 4월인지' 궁금했다. 겨울 대선과 달리, 유독 '봄 총선'이 익숙한데, 원래 4월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어떤 계기로 날짜가 옮겨진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벚꽃 총선' 굳어진 건 15대 총선부터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2012년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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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총선날짜를 살펴보니,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일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들쭉날쭉했다. 1대 제헌국회부터 4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모두 5월에 치러졌지만, 그 후로 7월, 11월, 6월, 2월 등 투표일이 달랐다. 투표일이 '4월'로 굳어진 건 15대(1996년) 총선부터다. 그 후로 투표는 4월 9일~13일 사이에 진행됐다.

이는 15대 총선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투표일 결정 방식이 '공고주의'에서 '법정주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고주의는 선거를 하겠다고 알리는 이가 선거일을 정하는 방식이고, 법정주의는 선거일을 법으로 정해두는 방법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출범 이후 처음에는 공고주의를 따랐다. '6개월 안에 선거를 실시한다'는 등의 포괄적인 기간만 정해놓고 구체적인 날짜는 대통령이 결정했다. 이는 최고 권력자에 모든 결정 권한을 줬던 후진적인 정치체제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선거 날짜에 따라 각 당 후보자들의 득실이 엇갈리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5공화국의 헌법을 바꾸기 위해 여야가 협상했던 1987년 당시, 차기 선거일을 놓고 정치권의 갈등은 상당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과 제1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은 이해득실에 따라 각각 1988년 2월, 4월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총선을) 새 헌법 공포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실시한다'는 내용만 새 헌법에 부칙으로 끼워 넣었다.

제6공화국의 헌법은 1987년 10월 29일에 공포됐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1988년 4월 29일까지 제13대 국회의원선거를 치러야 했던 셈이다. 같은 해 12월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배출한 민주정의당은 그 기세를 몰아 총선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거를 되도록 빨리 치르길 원했다. 반면 선거에서 패배한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 등 야당은 가능한 총선 시기를 늦추려 했다.

갈등 속에서 선거일을 둘러싼 논의가 지연되자 1988년 3월 민주정의당은 야당 쪽에 선거를 4월 하순에 치르자고 제안했다. 야당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자 노태우 대통령은 4월 26일에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공고했다.

이후 제14대 총선(1992년)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1994년, 선거일로 인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아예 날짜를 법적으로 못 박자는 데 합의했다. 공직선거법을 만들어 선거일을 '임기만료일 전 50일 첫 번째 목요일'로 정했다. 법정주의가 시작된 시점이다. 그때를 기준으로 총선은 지속적으로 4월에 치러지고 있다.

선거일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바뀐 까닭 
 
 4월 15일 총선 일자가 붉게 표시된 달력 사진.
 4월 15일 총선 일자가 붉게 표시된 달력 사진.
ⓒ 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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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있다. 앞선 기록대로라면 당시 선거일은 '목요일'로 정해졌다. 하지만 지난 18대부터 20대에 이르기까지 총선은 '수요일'에 치러지고 있다. 올해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월 15일도 수요일이다. 목요일이었던 선거는 언제부터 그리고 왜 수요일로 바뀐 것일까.

2004년에 이르러 선거법은 다시 한 번 개정됐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선거일을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5일 근무제' 때문이다. 2003년 8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2004년부터 우리나라 법정근로시간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이전까지는 쉬는 날이 아니었던 토요일도 '휴일'이 됐다.

이렇다 보니 법정공휴일인 선거가 진행되는 주에 금요일 휴가를 하루만 쓰면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이어지는 4일 연휴가 생기는 셈이 됐다. 선거일을 휴일과 연결시키는 국민들이 많아질수록 투표율도 낮아지기 마련이다. 이를 막기 위해 당시 정치권은 선거 요일을 바꿨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선거일은 '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달력도 선거일을 '빨간 날'로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국회의원 선거일은 '공무원에게만' 법정 공휴일이다. 

대선, 총선 등 선거일은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관공서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 규정은 '공직선거법 제34조에 따른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선거일'을 공휴일로 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상' 유급 휴일은 주휴일과 5월 1일 근로자의 날뿐이다. 선거일은 각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별도로 휴일로 규정돼 있어야만 휴일이 된다. 그러니 해당 규정이 없다면 선거일은 사실상 근로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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