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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신임 외무상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대남 문제를 책임졌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었던 그가 북한 외교 전반의 수장을 맡았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보도에서 리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을 외무상으로 언급하며 그의 '승진'을 확인했다.

조평통과 외무성은 위상이 다르다. 조평통은 국가기구로 격상된 지 4년이 채 되지 않은 조직이다. 1961년 5월 설립 당시에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기구에 불과했다. 반면 외무성은 북한의 중앙 행정기관으로 북한 외교의 핵심 부서다. 산하에 '군축 및 평화연구소', '미국연구소', '일본연구소' 등을 두고 있다.

김정은, 숙청보다 교육 선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선권 북한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신임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후반께 이런 내용을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선권.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선권 북한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신임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후반께 이런 내용을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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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외무상의 승진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은 쉽게 숙청하지 않는다"라고 평했다. 김 위원장이 숙청보다는 '혁명화 과정'을 통해 다시 기회를 주는 걸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혁명화 과정은 숙청과 다르다. 혁명화 과정은 해당 간부의 직책을 박탈하고 지방에서 육체노동과 사상 학습을 하게 한다. 하지만 복귀할 기회가 있다. 반면 숙청은 재기의 기회가 없다.

사실 리선권 외무상은 한때 해임·처벌설이 난무했던 인사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노딜'로 김영철 당 부위원장의 숙청설이 돌면서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리 외무상에게도 불똥이 튀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리 외무상이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8개월여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의 해임·처벌설은 더 힘을 얻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 리 외무상 모두 숙청되지 않았다. 2019년 5월 <조선일보>가 김영철 부위원장의 처벌설을 주장했지만, 그는 다음 달인 6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위원장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에 참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 역시 이번에 북한 외교 수장에 등극해 숙청이 아닌 재신임을 받았다는 게 확인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숙청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건 '하노이 노딜' 이후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하노이 노딜은 최고 존엄(김정은 위원장)에 불명예를 안겼다고 볼 수 있는 일이었다.

2019년 5월 <조선일보>는 북한이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물어 당시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대미특별대표 등 외무성 실무자들을 총살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이를 반박했다. 이들이 처형된 것이 아니라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거였다. 결국 '하노이 노딜'을 이유로 숙청을 받았다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인물은 없는 셈이다.

"김정은, 실적 강조하며 기회 주는 편... 선대와 달라"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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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 위원장이 기회를 준 예는 있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2004년과 2015년 혁명화 조치를 당했지만, 결국 복귀했다. 현재 최 제1부위원장은 북한 권력 '2인자'로 불린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이 강등한 이를 김정은 위원장이 부활시킨 일도 있다. 북한의 '경제 사령탑'인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 때 총리를 맡았지만, 경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순천비날론 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강등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2년 차인 2013년, 그를 총리로 임명했다. 박봉주 부위원장은 현재 북한 권력 서열 3위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인사 원칙'이 "실적을 강조하며 '기회'를 주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인사 원칙을 '실적주의'라고 평했다.

이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김일성·김정일)처럼 숙청형 리더십을 하는 것 같지 않다"라며 "그(김정은)가 현장에 있는 간부를 질책할 때 보면 당장 몇 명은 총살당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총살) 하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은 (후에) 자신이 질책한 것이 고쳐졌는지를 본다"라고 말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김정은 위원장은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라고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김일성·김정일은 잘못을 저지르면 책임을 물으며 숙청했지만 김정은은 다르다"라며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교육한 후 다시 일을 맡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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