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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Big Bang, 대폭발)이 138억 년 전 있었다." 어느 인문학 강연 때다. 원로 물리학자인 강사는 '빅뱅은 150억 년 전이 아니고 138억 년 전'이라며 우주 나이를 앞당긴 과학계 업적을 길게 설명했다. 우주나이가 138억년이냐 150억년이냐가 과학계에선 중요한지 몰라도 기껏 100년 나이를 사는 인간에게,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백 수십억 년이라는 우주나이는 무슨 의미일까.

지금우주는 '빅뱅'으로 탄생했다. '빅뱅 전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나? '태어나기 전 네 모습은 무어냐?'라는 화두처럼, 우주탄생은 우주미물인 인간에게 탄생한 의미, 존재하는 의미를 알려줄 것 같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빅뱅우주론'을 찾아보니 책이 11권이나 뜬다. '빅뱅우주론'에는 '빅뱅 전 우주'는 없다. 공간도 물질도 빅뱅으로 생겨났다. 물론 시간도 빅뱅으로 생겨났다. '빅뱅 이전'이라는 시간은 개념조차 있을 수 없다.

빅뱅우주에는 태어난 이유, 존재의미, 존재목적도 있을 리 없다. 우주나이 138억 년, 태양계 나이 50억 년, 지구나이 46억 년, 생명이 태어난 나이 5억 년, 고릴라로부터 진화한 인류나이 600만년 등등 나이만 있다. 인간이 '반짝 순간'같은 100년을 몸 붙여 사는 지구는 태양계를 벗어나면 보이지도 않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에 찍어서 보낸 지구사진)'일 뿐이다.

거대한 우주 시공간에서 보면 인간은 존재감이 없다. 인간은 티끌 같은 창백한 점 속에서 의미도 모른 채 낳고 반짝 사라진다. 천문학자 이석영은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큰가요?" 서울서 제주까지 450km는 0.002광초(1光秒는 30만 km), 인간이 평생 한 바퀴도 돌기 힘든 지구 둘레(4만km)도 0.14광초이다. 눈에 보이는 별이 있는 우주, 하늘은 1000광년(9,500조km)이란다.

밤하늘에 가장 빛나는 별, 북극성이 466 광년이나 멀리 있는 별이라는 사실도 이제야 알았다. 만약 400년 전에 북극성이 우주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해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6년이 지난 후에나 북극성이 없는 하늘을 보게 된다. 책상 벽에 붙여진 달력그림,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을 열심히 들여다 본다. 바다 같은 밤하늘이다. 거대하게 빛나는 소용돌이 파도가 몰려오는 바다 같다. 허블망원경이 찍어서 보낸 수십억 광년 떨어진 신비로운 은하 모습과 많이 닮았다.

내 우주는 몇 광년이나 될까. 북극성이 눈에 보인다고 보이는 만큼인 466광년짜리 하늘이 내 우주일 수는 없다. 수십억광년 멀리 별을 망원경으로 본다고 해도 몸으로 체험하는 시공간은 티끌이다. 결국 내 우주는 상상하는 우주일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 20년 20일을 감옥에서 지낸 신영복(1941~2016)선생은 <담론>에서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한 사람 속에서 찾은 우주'를 말한다. "풀 한포기, 꽃 한 송이를 조용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우주가 있습니다. 꽃 한 송이의 신비가 그렇거든 사람의 경우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누구나 꽃입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 속에서 우주를 발견해본 일이 있는가? '우주는 5분 전에 탄생되었네!'라는 <선문선답>(조오현 편저) 한 꼭지가 생각난다. 강진병영 태생 금오(金烏, 1896~1968)선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고 있을 때 산길에서 만난 중년 신사와 나누는 선문답이다. 요약해본다.

"'스님은 우주가 창조된 지 몇 해나 되었는지 아시오?' 신사가 묻는다. "먼저 말해보시오." 스님이 되받아 묻는다. "39년 전이오." 신사가 답한다. "당신 나이가 39센가 보구려." 스님 말에 신사는 움찔 놀란다. '"주의 창조연대는 5분 전이었소." 스님이 마무리했다. 금오선사가 중년신사를 만나 대화를 나눈 시간이 5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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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글로 쓰면 길이 보인다'는 가치를 후학들에게 열심히 전하고 있습니다. 인재육성아카데미에서 '글쓰기특강'과 맨토링을 하면서 칼럼집 <글이 길인가>를 발간했습니다. 기자생활 30년(광주일보편집국장역임), 광주비엔날레사무총장4년, 광주대학교 겸임교수 16년을 지내고 서당에 다니며 고문진보, 사서삼경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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