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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주재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최고위 주재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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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하며 "몇 년 전에 반려동물을 키웠는데 14년 만에 작고를 하셨다"는 발언을 하여 화제를 모았다. '작고하셨다'는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로, 반려동물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다. 보통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혹은 '강아지별, 고양이별로 갔다'는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물론 단순한 말실수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반려인 입장에서 그가 평소에 얼마나 반려동물 정책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어색한 용어를 사용하는 전문가가 못 미더운 것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의 말실수는 유독 아쉽게 느껴진다. 

진정성 있는 반려동물 정책인가 

자유한국당에서 발표한 반려동물 공약의 주된 내용은 ▲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방안과 세제혜택 ▲ 동물보호센터 및 펫시터 기능 확대, 명절/휴가철 반려동물 돌봄 쉼터 강화 ▲ 반려동물 관리기구 마련 및 동물경찰제 확대 ▲ 유기견 입양 시 진료비 20만원 지원 및 유기견 보호기간 최소 30일로 연장 ▲ 기금마련을 통한 반려동물 공적보험제도 도입 추진이다. 

물론 반려동물에 대한 공약 발표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이번 공약이 표심 잡기를 위한 듣기 좋은 소리일 뿐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반려동물 관리기구 마련은 최근에 농식품부가 발표한 계획을 다시 한 번 언급했을 뿐이며, 진료비 표준화 역시 여태까지 꾸준히 거론되어 왔던 부분이다.

또 현 정부의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에 반대하며 내놓은 '기금 마련을 통한 반려동물 공적보험제도 추진' 역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이 적다는 사실을 언급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현 정부에서 언급된 반려동물 보유세는 이를 유기동물 보호센터나 관련 기관 설치 운영비로 사용한다는 구상인데,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찬성 의견도 있어 분분하다. 세금 부과가 단순히 유기동물 양산으로 이어지리라는 우려보다는, 보유세를 기반으로 하더라도 책임 있는 반려 문화 정책과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었던 반려동물 보유세에 대해 단순히 찬성과 반대로 나누기보다, 오히려 필요한 부분은 취하고 부족한 부분은 버리는 구체적인 고민이 더해졌다면 어땠을까? 단순히 반려동물을 위한 공약을 보여주기 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반려동물과 어우러져 살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의 흔적이 아쉬운 지점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 있는 문화가 필요 

황 대표가 언급했듯 유기동물 정책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반려인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살아가기 위한 기초적인 여건은 아직도 한참 부족하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유기동물을 늘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누구나 아무런 정보 없이 쉽게 동물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동물도 아이와 같이 누군가의 보호와 판단 아래에서 살아가야 하는 한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개인의 결정에 맡겨져 있다. 

개나 고양이가 뭘 먹는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훈련을 시켜야 하는지 등 대부분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봐야 하는데,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면 동물들은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존중받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실제로 개나 고양이를 버리는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그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때리고 괴롭히는 것뿐 아니라 돌봄의 소홀함 역시 동물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도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동물이 적절한 환경에서 돌봐지고 있는지 검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동물학대를 구조할 수 있는 방법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아픈 동물을 병원에 데려가면 한 번에 병원비가 몇 백씩 나오는데도, 동물의 치료에 대한 부담 역시 온전히 개개인이 져야만 한다. 물론 입양할 때 이에 대한 책임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비싼 병원비가 부담되어 치료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다. 국가를 대신해 유기동물 여러 마리를 거둬 돌보고 있는 사람들도 아무런 지원 없이 개인의 생활까지 포기해가며 병원비를 부담하기도 한다.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도 반려동물 입양과 양육에 대해 기본적인 가이드가 만들어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먼저 정보를 습득하여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 사회적으로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호자 교육이 필요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는 사회적 불편함에 관심을 기울인 정책이 등장했으면 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을 이용해보면 이 시설을 정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설계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만들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왜 놀이터에 이중문이 필요한지, 대형견과 소형견 식수대 높이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사용해본 사람들은 안다. 반려동물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리라고 본다. 진정성 있게 반려동물 마음을 헤아려 실질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공약이 정책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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